지리다방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60_ 나해철, <영산포에서 세월호까지 - 시란 무엇인가>(2016.12.31, 토, 구룡농원 …
예순째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는 물을 따라 흐르는 생명을 퍼올려
12월 31일 구룡농원너와집에서, <영산포에서 세월호까지 - 시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글 향기, 책 기운)를 나누고자 하는 연구공간 파랗게날(대표연구원 이이화李以和)의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 지리산․덕유산․가야산 자락 고택을 찾아 문학․역사․예술․철학 등 다채로운 인문학적 교감을 나눈다.
지난달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으로부터 들꽃같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시린 삶을 만난 데 이어, 오는 12월 31일(토) 낮 2시 구룡농원 너와집(경남 거창군 가북면 해평리 1616)에서 나해철 시인으로부터 <영산포에서 세월호까지 – 시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강에서 바다로 이어진 생명의 뼈저린 노래를 만나는 예순 번째 고택에서듣는인문학강좌를 마련한다.
“갈꽃이 쓰러진 얼굴로/ 영산강을 걷다가 누님은/ 어둠에 그냥 강물이 되었지./ 강물이 되어 호남선을 흐르며/ 파도처럼 산불처럼/ 흐느끼며 울었지. -- 그 순간에도 티브이는 미인대회 중계방송을 내보내고, 세월호는 대학생 때 겪은 광주의 고립감과 닮아. 열일곱 살로 끝난 250 삶을 포함해 물속에 잠긴 304 목숨, 우리 역사와 종교와 예술과 신화 속에 영원히 살아남아야. 시가 속에 남아 끝까지 불리고 기억되어야. 더는 단풍을 보고 곱다고 말하지 못해.”라고 쓴 나해철 시인은 성형외과 의사이기도 하다. 1956년 나주 영산포에서 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물일곱 살에 <영산포 1․2>라는 시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무등에 올라≫, ≪동해일기≫, ≪그대를 부르는 순간만 꽃이 되는≫, ≪아름다운 손≫, ≪긴 사랑≫, ≪꽃길 삼만 리≫, ≪위로≫가 있고, 세월호 희생자 해원을 위한 304편의 연작시를 담은 시집 ≪영원한 죄 영원한 슬픔≫이 있다. 5월시 동인, 한국작가회의 이사를 지냈다.
이달 강좌가 마련되는 구룡농원 너와집은 수도산 자락이 흘러내리는 거창 보해고개에 도로도 없어 아랫마을에 차를 두고 한참을 걸어 올라와야 하던 때 오솔길 끝에 들어섰다. 태풍 매미로 산사태가 휩쓸어 자연지형이 바뀔 때도 자리를 지켜냈다. 청정 자연을 흠뻑 머금은 구룡농원의 가릴 것 없는 해발 750m 비탈 오미자밭엔 햇볕이 그대로 비춰든다. 달고 시고 쓰고 짜고 매운 오색 묘미로 위, 간, 심장, 신장, 폐를 튼실하게 돕는 오미자는 터질 듯이 빨갛게 익어간다. 한가로운 마당엔 토종닭이 갓 깬 병아리 대여섯을 몰고 다니고, 장닭 홰치는 소리는 우렁차다. 갓 태어난 송아지가 막 걸음을 건너떼고 며칠 뒤 또 세상을 볼 송아지는 흰대미산만치 부른 어미소 뱃속에서 발길질이다. 안주인이 빚는 콩유과는 향기 그윽하다.(구룡농원 유강봉․김옥희_010-4232-6006)
찾아가는 길은, 서울에서 거창까지 서울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각 10여 회의 고속버스가 운행되고(3시간 30분 걸림), 거창터미널에서 구룡농원까지 하루 5회 완행버스(055-944-3720, 서흥여객)가 운행된다. 자가용으로는 광주대구고속도로 거창나들목으로 나가 보해길 남산-가북 방향으로 향한다.(26분 걸림. 16.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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