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바보처럼 안살았다.

해영 | 753


어느날 난 낙엽지는 소리에
갑자기 텅 빈 내 마음을 보았죠
그냥 덧없이 흘러버린
그런 세월을 느낀거죠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을
예 예 예예 예예 예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바보처럼 바보처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늦어 버린 것이 아닐까
흘러버린 세월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을
예 예 예예예예 예예예예
예예 예예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예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바보처럼 바보처럼

답답한 일상이 끝을 모르게 이어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명제는 끝을 아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픔은 자연적으로 지나가고 원위치 된다는 것에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

두달을 역병  공세에 시달린다.

중국과 우리나라에 한정 되었던 역병은 이제 전세계로 전파 되었고

단군조선 이 후 처음으로 전 세계의 긍정적 칭송을 듣는 국뽕도 맛보게 된다.


마스크는 일상이 되었고 사회적 거리 두기는 생활 전부를 바꿔 놓는다.

살면서 많은 굴곡을 겪었지만 이번의 일은 나 혼자만 이겨내야 하는 일이 아닌 사회, 가족 전체를 묵어 놓는다.

시간이 길어지며 먹고 사는 일에도 먹구름이 낀다.

역병의 범위가 넓어지며 두려워 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은 현실이 되었다.

할 일이 없어졌지만 의식의 여유는 반비례로 복잡해지고 괜히 쫒기는 스트레스를 갖는다.


[바보처럼 살았군요]가 들렸다.

너무 익숙한 노래라 하루종일 입안에 두고 노래를 불렀다.

집에 가 낡은 엘피판을 뒤져 김도향가수와 이종용가수의 음반을 찾아 노래를 듣는다.

노래가 나온 년도를 찾아 보니 1980년이었고 그 때의 나를 맞추니 고등학교 3학년의 시절이었다.

입시에 시달리는 청춘에게 괴로움을 삭혀주는 음악이었을거다.

쉬운 기타 코드진행의 노래고 가사도 간단해 많이 불렀던 노래다.

바보처럼~~~이라는 자조섞인 외침은 세상사의 힘듬을 잠시 피할 수 있게하는 위로가 되었다.


가사를 읽어 보았다.

노래로 외칠 때와 다르게 가사의 이미지가 다가온다.

19살의 고딩이 외칠 노래말이 아니다.

이 노래는 29에도 39에도 49에도 불렀었다. 가사의 의미도 안새기며~~~

59살에 읽는 가사의 뜻은 바보처럼 살았군~~은 공감이 가지만 잃어버린 세월을 찾고 싶은 마음은 1도 안생긴다.

저 떨어지는 낙옆처럼 안살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며 한 가정을 이뤘고 직장생활의 돈 벌이도 30여년을 버텼다.

신이 남자에게 주신 질고의 노동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다.

노래를 들으며 노래를 버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끝을 알수 없는 역병 덕에 이제껏 살던 페턴이 변하였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리산에 가고 싶다.

큰 산을 찾아 밤을 새워 달려 가서 새벽의 봄을 만나고 싶다.

봄을 안지 못하는 답답함에 지쳐 가지만 동네 뒷산에 올라 만발한 진달래를 느낄수 있는 주말이 설랜다.

그렇게 살아가는거지...


난 바보처럼 안살았다.

잊어버린것도 없다.

늦어 버린것도 없다

그래서 찾을 것도 없고

지나간 추억을 뒤집어 보며 흐믓해 할 거다.


아직은 힘을 비축 할 때다.

세상 일(돈 버는) 내려 놓을 때 베짱이 처럼 노래 부를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놔야 한다.

50에 놓을 일을 여지껏 붙잡고 있는걸 보면 70이 되어도 팔자는 편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은 들지만.


4월이 시작 됐다.

5월이 되면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산정무한 때는 부담없이 허그도 하고 침 티 가며 수다도 밤새 늘어놓고 싶다.

염병 할 것~~~ 제발 없어져라

 

 

'염병'(染病)은 전염병(感染症)과 같은 말로, 전염병 중에서도 '장티푸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4 Comments
애기나리 2020.04.03 10:51  
안그래도 혹시나 올해 산정무한이 무산되는게 아닌가 하고
억수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해영 2020.04.03 11:11  
2020년 산정무한은 5월 3째주 토요일 5월 16일~17일 지리산롯지에서 행사됩니다.
담 주 부터 행사 준비해야 되는데 ~~
되겠죠?
강호원 2020.04.03 14:10  
이 노래 아직 덜 산 그때, 저도 많이 불렀습니다.

늙어서도 일거리가 있는 게 신체건강, 정신건강 모두 좋답니다.
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이지만 저도 해당되기에 많이 써묵는 수사입니다.

가고싶은 지리산은 언제나 거기 그대로 있습니다.
언제라도 달려오시면 반겨줄 겁니다.
산방기간이라도 개방구간은 있고, 비지정이라도 들면 됩니다. ㅎㅎㅎ

코로나19 때문에 김도향의 노래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잘 봤습니다.
백산 2020.04.03 19:52  
그래요, 이노무 역병이 빨리 사그라지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각박한 이 세상에 바보처럼 사는 사람이 사회적 백신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약삭빠르게 제 잇속만 차린다면 너무 삭막하겠죠.
가끔은 바보처럼 살아도 좋을 듯합니다. ^___^**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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