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자란초

애기나리 | 725

식물명 : 자란초
학  명 : Ajuga spectabilis Nakai
분류군 : 꿀풀과 (Labiatae) 조개나물속 (Ajuga)
목/초본 : 초본



오랜 세월 야생화를 찾아다니면서 궁금한 게 생기면 한번 찾아보고 하면서 나도 모르게 한가지씩 터득한 지식이 제법 많다.
자란초를 맨 처음 만났을 때는 지리산 동쪽에 있는 왕등재 습지 부근이었는데 등산로 한가운데 한 포기가 피어 있었다.
처음 꽃을 만났을 때 꽃이 자색이라서 자란초라고 했나보다 했는데 사실 꽃 자체만 보면 금창초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단지 키가 큰 식물과 땅바닥에 붙어서 피는 식물의 차이 정도로만 보았다.
생김새를 보고 이건 꿀풀과네 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이름을 알고 나서 ‘자란과 글자 하나 차이인데 생김새는 전혀 다르구먼’ 했다.
그런데 사실 자란은 아직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다른 분들이 찍어 올리면 참 이뻐 보이기는 하다.
아직 지리산에서 자란이 자란다는 정보가 없으니 찾아다닐 맘도 없다.
그러다가 만복대 근방에 있는 묘봉치 등산로 길가에 자란초가 많이 자란다는 말을 들었다.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성삼재에서 가기에도 제법 멀고, 정령치에서 가는데도 상당한 발품을 팔아야 하는 곳이라 성삼재에서 바래봉까지 능선길을 걷는 분들이 더러 지나가는 곳이라 인적이 드문 편이다.
자란초가 군락으로 자란다는 말을 듣고 시간을 내서 찾아갔는데 등산로 길가에 길게 이어져 자라고 있었다.
근방 숲속에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숲속에 들어가서 군락지를 찾는다 해도 제대로 사진을 찍을 자신이 없어 자라는 모양만 보고 철수했다.
그 후 몇 해가 지나 지리산 동쪽의 왕등재습지 아래쪽의 또 다른 습지 부근을 헤매고 돌아다니다가 대규모 군락지를 만났다.
그때가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날이었는데 아마 장마철인가 그랬던 것 같다.
자란초 개화 시기가 참기생꽃 개화 시기와 겹치는 유월 초인데 그 시기를 조금 지난 탓에 그곳에 꽃이 시들고 간간이 늦둥이 꽃이 피었던 흔적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거라도 기념으로 한 장 담아주었다.
한동안은 참기생꽃을 찾아다니느라고 자란초에 관심을 많이 쓰지 못했는데 그 시기가 지나고 나니 다시 자란초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그때 생각을 하면서 자란초 군락지를 찾아갔다.
대규모 군락지 앞에 앉아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다른 꽃들은 한 번에 서너 포기를 만나기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데 왜 이 녀석은 이렇게 대책 없이 대규모로 번식을 할까 하고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공부를 해 보니 원래 유성생식을 하는데 예전에 사용하던 무성생식 방식도 겸해서 사용해서 생존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꽃에 암술과 수술이 있어 수술이 먼저 꽃가루를 터뜨려 다른 꽃에 수정해 주고 수술 꽃가루가 떨어지고 나면 그때야 암술이 머리를 내밀어 다른 꽃에서 꽃가루를 받아 수정하는 이른바 웅예선숙 방법으로 결실을 하게 되는데 꽃이 피는 시기가 비가 오는 시기와 제법 비슷해서 곤충이 꽃을 찾아오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 땅속의 뿌리줄기를 이용해서 번식하는 무성생식 방법을 병행한다고 했다.
알아보니 이런 방식으로 번식하는 식물들이 꽤 되는 모양이다.
뻐꾹나리가 이와 아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서 사진을 담고 나오면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아마도 지리산에서 자란초 자생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이 아닐까 싶었다.
요즘은 그 주변에 단속카메라가 너무 많아서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대규모 군락지를 발견한 기쁨에 비길 수는 없을 것이다.




 

(왕등습지 근방)






 

(웅석봉 왕재 근방)




 

(묘봉치)










 

(외곡습지 인근)













 

2 Comments
강호원 2020.12.17 20:30  
말씀대로 땅에 딱 붙어 피는 키 작은 꽃 금창초(금란초)와 꽃은 닮았는데
상대적으로 키도 크고 잎이 억수로 크네예.

자주 본 꽃 중의 하나라 반갑습니다.

잘 봤습니다.
이삼규 2020.12.21 15:54  
자란초가 나와 반갑습니다.

저도 애기나리님과 똑같은 곳에서 봤는데 사실 지리산 같은 큰 산 보다
숲이 우거진 얕은산에서 더 많이 보이더군요

자란초는 사실 異名으로 다루는 '큰잎조개나물'이라고 불러야 맞을 식물입니다.
도대체 어디가 난초과인 자란과 닮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죠.

명칭에 자란초라고 하여 이 식물이 자란과 같은 난초과로
오해하기 딱 좋습니다.

사실 자란(紫蘭)의 이름과 자란초(紫蘭草)의 이름은 같기 때문인데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이름이죠.

자란초의 무성생식 방식은 근경이라고 뿌리로 통합니다.
그래서 집단 번식을 하게 되는데
되게 집단 번식하는 종류들은 거의 대부분 근경으로 번식하며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전부다 유전적으로 다 같은 가족들이 번식을 이뤄 무성생식을 이룹니다.

숲개별꽃도 그런 경우가 있는 데, 정말 어마어마한 개체들이 한 군데서 집단으로 자라죠
그런데 그많은 것들이 다 같은 몸에서 나온 것들이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환경적 재앙에 부딛치면 쌍그리 모두 전멸해 버린 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번식도 한꺼번에, 죽을 때도 한꺼번에 다 죽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올해 자생지를 봤는데 내년에 찾아 갔을 때 당췌 보이지 않는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사진은 난초과 자란입니다.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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