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1980년대 지리산 천왕봉에서 새겨주던 기념 메달의 모습과 가격은...

루트파인더스 | 420

"천왕봉 뱃지에 대해 제가 올린 글에 객꾼님께서, 

"예전에 88년도에 천왕봉에서 1주일 머무른 적이 있는데,

그때 천왕봉에서 (뺏지라 치고) 둥그런 판에다가 등산객들이 원하는 말들을 즉석에서 새겨주던 행님이 있었는데,
아마 한판에 그때 돈으로 2천원 받았을 겁니다
그 행님의 소식이 심히 궁금 했는데 그이의 친형이 거림에서 팬션을 하고 있다는 정보가 접수 되더만요"라고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이 댓글에 힘입어, 1988년 그 때 그시절 메달을 팔던 천왕봉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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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가 뺏지 전성 시대라고 한다면, 80년대는 좀더 고급진 메달이 앞줄에 서게 됩니다.

등정기념 메달에 관한 기억이 나시는 분들 계실텐데요.

기억이 없거나, 그 시절 산을 안찾던 분들이라도 사진을 보면 '내 추억인양^^' 싶어질 겁니다...



 

사진은 "합수대의 퉁소소리(해봉 정필선 산행기)"(정필선, 1989년 정문출판사)에서 모셔왔습니다.


윗 사진은 지리산 18차 종주를 한 89년 6.3-9일이고요. 

아래사진은1989년 9월 16일 태백산 산행입니다.

이를 스캔이라는 현대기술을 통해서 보면 좀 더 많은 것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89년이면 정상에 올라 이름을 새기는 메달 문화가 한참 절정을 이룰 때입니다. 

정상석 오른쪽 뒤에...



 

작은 광고판이 있습니다.

"ㅁ메달. 이름 5초 완성. 대(大) 2500원, 소(小) 1500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가격은 대체로 한참동안 안정을 유지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 사진으로 인해 우리는 당시 메달문화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등지에는 메달이나 뺏지 등속을 팔면서 장기 거주하는 분들이 많았죠.....

초행자들에게 어떻게 가야하고, 소요시간도 알려주고...

저 멀리 아른거리는 봉우리 이름이 무엇인지도 물어볼 수도 있고...

산에 관한 생각도 공유하고...


그렇다면 당시 천왕봉에서 팔던 소메달. 대메달의 모양은 어떠했을까요?



 

80년대 지리산 메달인데, 앞(우측)에는 지리산 천왕봉이라 적혀 있고, 뒤쪽에는 화엄사가 있습니다.

소형메달입니다.




이 메달도 80년대이고, 소형메달입니다. 따라서 천왕봉에서 이름새겨주고 1500원에 팔았겠습니다.


뒷면에 새겨져 있는 건 재미있습니다.

천왕봉이 아니라 노고단입니다.^^ 

터목 로타리 대원사가 노고단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게 레어 아이템, 가치 있는 아이템이죠.



똑같은 도안인데, 이 메달은 위의 키홀더보다 두배쯤 되니 대형메달입니다, 

88년 8월 13일이라고 새겨져 있는 걸 보면 여름 방학을 이용한 지리산 등산인 것 같습니다.

뒷면을 보세요. 노고단이 오류인 줄 알아 차렸는지^^ 천왕봉으로 대체했군요.


저 시절 지리산은 이병주의 지리산과 이태의 남부군 그리고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오버랩됩니다.

그래서 지리산은 뭐랄까 설악산하고 전혀 다른 의미를 띠었습니다.

심지어 지리산의 노을에는 '핏빛'이라는 수식어도 그리 어색하지 않았더랬죠.



 

지리산 천왕봉과 지리산을 담은 이 대형 메달은 90년대초에 만들어진 게 거의 확실합니다.

앞뒤면이 제법 상세하고, 현장에서 날짜를 기입하는 곳도 위의 것보다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메달문화는 90년대에 점점 사양화 된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설악산 권금성에는 설악산산악구조대가 상주하면서, 최근까지 메달을 팔았다고 하죠.

아무튼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때 그시절 한국의 등산문화였습니다.




 

덧붙여) 사진 왼쪽을 주목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가벼운 개나리 봇짐에 반바지 심지어 슬리퍼를 끌고 지리산을 오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당시 원로들은 정색을 했겠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참으로 낭만 가득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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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에 두번째 사진도 살짝 보고 가실까요.


 


맨 오른쪽에 서 계신 분의 벨트가 눈에 띱니다.



 

모양이 당시 월간 산(山)의 제호와 똑같습니다.~~

확인해 보아야겠지만, 짐작으로는 1년 구독자들에게 드리는 선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벨트 앞부분 버클을 선물로 하곤 했습니다.


아직 소장하지 못한, 그래서 언젠가 박물관으로 입장시키고 싶네요.




2 Comments
강호원 2022.09.17 09:31  
지리산 산행에 관한 다양한  문화에 대한 탐구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덕분에 귀한 자료들을 보면서 추억에 젖습니다.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루트파인더스 2022.09.30 12:23  
작은 것을 작게 보지 않고,
항상 격려하고 이끌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더 잘하겠습니다.^^
황금연휴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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