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객꾼 | 657

퇴직이 3년 남았단다

3월부터 매일 5kg씩 책을 버리리라 한다

그건 그냥 말 뿐이다

아마도 내년 3월에도 책은 그대로 꽂혀 있으리라

일요일에 막걸리 한사발 마시며 그 말을 듣고는 월요일에 바로 출동했다

나의 속마음은 저 집부터 정리하고 나면 우리집도 정리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막연한 심정이었다  





거진 5천만원어치 책이었다

고물상 주인보고 그랬다

이거 대충 정리해서 헌책방에 팔면 적어도 천만원은 벌 것이오

그 집 책 15포대, 우리집 책 15포대, 그렇게 우리의 젊은 시절 흔적들은 고물상에 버려졌다




아마도 그 책들속에는 우리가 숨겨둔 만원짜리 지폐 몇장쯤은 있을 터이다

우리의 더 젊었던날 정리한 값이 9만 4천이다

그 돈으로 둘이서 목욕 한번하고 또 그리고....기억에 없다




땅을 사둔곳이 이곳이다

이제 이곳에 살아야 할 모양이다

세월 참 빠르다

그새 33년이 지났구나

그 사연들은 우리를 잠시 슬프게 한다


 

11 Comments
옥국장 03.07 11:39  
퇴직 후 사실곳이 창선 동쪽 해안 어느  바닷가 언덕 위에 멋진 자리네요.
모상개와 수우도 사이로 두미도와 욕지도가 쫘악 펼쳐지네유.
저도 한 사년 남짓 남았응께 입주하면 유람 한번 갈께유.
이런 생각한께나 쪼매 슬퍼지네요. ㅎㅎ
객꾼 03.08 09:22  
옥국장이 어째 모상개를 아나?
7월쯤에 스며들어 무인도 하루보내기 하기로 약조했네
강호원 03.07 15:10  
와?
저거매가 책 버리라한다꼬?

이웃에 나누어 주지그래요. ㅎ

내후년이 정년인 줄 알았더니
아즉 삼 년씩이나 남았네 뭘.

슬프긴 하것네.
객꾼 03.08 09:25  
제 장비를 집으로 옮길라모 우선 책장부터 비아야 겠데예
벼루기만 하다가 우선 이교수 책장부터 싹 비았십니다
그길로  집으로 가서 책장을 3개나 비웠십니다^^
엉겅퀴 03.08 07:48  
공감!
객꾼 03.08 09:27  
행님도 정리할 책 많지예
그것도 은근히 스트레스 더만예
저는 싹~~
해영 03.08 09:37  
버려야하는데~~
아직도 쌓고 있으니...

요즘은 엘피에 미쳐서 일년동안 천장을 늘렸다는...
세상 마누라는 똑같다.
쓰레기 왜 쌓놓냐고~~~
매일 듣는 잔소리지만 마누라 보다 훨 좋기에 버티고 산다.
객꾼 03.12 07:31  
행님~
엘피같은 어려운 전문용어를 객꾼이 안다고 생각하는기요?
하긴 누구는 헌책냄세가 좋아서 책을 못버리고 있다고도 합디다
봉구 03.09 07:09  
어느집이나 똑같군요. 거의 30년 가까이 와이프에게 시달리다 얼마전 절반쯤 내다 버렸읍니다.손댄김에 나머지를 정리하려고 하다보니
여기저기 짱박혀있던 것들이 튀어나오니 버리기전이나 양은 똑같더군요. 한번도 사용치않은 텐트가 2동,,장갑,모자,아이젠,등등 온갓
잡동사니들이 한가득이니 이걸 어찌해야될지,,, 적발되기전에 얼른 짱박아야 되겠지요.
객꾼 03.12 07:34  
그 사용하지 않는 텐트는 앞으로도 별스레 사용하실 일이 없을것 같으모 저한테 분양하이소
본전 확실하게 뽑아 드리겠습니다
진심입니다
제가 워낙 장비 얻어쓰기 달인이라~^^
봉구 03.13 04:19  
제 전번 010 6206 0851 입니다. 연락주세요. 아참, 5월달 롯지 모임에 참석하시면
그때 전해드려도 되겠네요. 그동안 눈팅만 했으나 올해는 용기내어 참석하고 싶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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