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RE]작년 첫눈이 내리던 날

꼭대 | 1561
작년, 지리에 첫눈이 내리던 날이 생각나는군요.

10월달 답지 않게 갑자기 추워져 <칠부>님과 삼정산 능선을 넘으며
바람에 시달리고 점심을 제대로 해 먹지 못해
연하천에 도달할 무렵 저체온증으로 죽을 것만 같더군요.

연하천에 도착하자 마자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은 입으로 뜨거운 차를 몇 잔이나 시켜
<칠부>님이랑 같이 마시며 원기를 찾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 다음날 아침
연하천 주변에 첫눈이 내려앉은 그림 같은 지리의 모습이란!
전날의 고생을 보상 받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눈을 보는 즐거움도 잠깐.
와운골로 하산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희미한 길을
첫눈이 덮어버려 길 찾는다고 또 고생깨나 했지요.


간신히 와운마을로 내려와 반선으로 가는데
어떤 분이 저에게 나무라시더군요.

" 아, 어쩨 사람이 인정이 없이 여자는 저렇게 큰 배낭을 메고 가는데 덩치도 큰 남자가 적은 배낭을 메고. 쯧쯧."

물론 <칠부>님 80리터 배낭도 무겁기는 했지만
그 안에 취침용 장비가 들어있고 메트리스로 둘러쳐져 빵빵하고도 멋있게 보이다 보니
인정 없는 넘으로 매도 당하고 말았지요.


얼마 전 이끼폭포에서 반선으로 내려오며
‘올해는 유난히 늦게까지 덥구나.’ 그날을 떠올리며 생각했는데
이제 첫눈이 내렸다 하니 이번 주말을 위하여 아이젠을 챙겨봐야 겠습니다.
1 Comments
거칠부 2003.11.11 23:08  
아~~ 그 때를 생각하면 전 아직도 춥고 배가 고프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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