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지리산은 얼마나 아름다운 산 인가

가객 | 1405
짐승처럼 포효하는
총소리만 없었다면
지리산은 얼마나 아름다운 산 인가

불을 지르듯
온산에 단풍은 타 오르고
잿더미가 된 마을 돌담 사이에
주인 없는 감만 알알이 익어가고

저기 돌무더기는
어느 억울한 죽음인가

곧 겨울이 오겠지
빨치산 최악의 시간
굶어죽고 맞아죽고 얼어죽는 계절

평화,어머니.그리고 조국
이 모든 것은 먼 공간에 있고

반야봉에도 노고단에도
단풍은 전쟁의 열기로 착색되었다.

야수처럼 산울림하는
저 포소리만 없다면
지리산은 얼마나 아름다운 산 인가

~~김영 시집 (깃발없이 가자에서)~~

김영 : 나이 스물셋. 연세대 국문과재학
전쟁에 휘말려 빨치산으로 입산. 1952년 백무골에서 생포되어 군재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다.전향서를 쓰고 64년 12월 출옥.남대문 시장에서과일행상...

빨치산이 처한 극한 상황에서도 지리산은 역시 아름다울 수 밖에 ~~
2 Comments
털보 2003.11.12 05:53  
가객님 안녕 하세요? .. 제가 살고있는 이곳에도 예전엔 마을이 있었는데,, 그때 다 몰살 됬다 카네예,, 그러니까 그때 이곳은 장당골 가는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을 빨치산들이 오르내리다보니,, 자연 밥도 준적있고 말도 한적 있겠지요.. 그러나 그땐 그것까지 죄가 되었으니...... 또 세월이 갑니다~~~~~~~
가객 2003.11.12 09:35  
털보님~ 그래요,또 세월이 가네요... 지리산에 첫눈이 왔다는데........잘 계시지요. 단죄도 용서도 할 수 없는 빨치산 그들 때문에 지리산을 자주 찾는것 같습니다. 지리자락에 사시면서 스쳐가는 산꾼들께 밥도주고 술도주고 말도하고 해도 이제는 죄가 않되는 세월이 참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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