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山村日記[8]...치사하고 유치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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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모습은 반듯하지 않더라도
누가 알아주지는 못해도 ...그래도 나름대로
조금은 고상한 척 하며 살려고 했다.



오늘은 게으른 내가 무슨 맘이 생겼는지 감을 따자고 했다.
시간이 늦어 반이 홍시고 그것도 반은 까치가 어찌나 "찜"을 해 두었던지 '까치밥'이란 말도 이제는 의미가 바뀌어야 할 판이다.

"까치가 남겨두면 사람이 그 다음"이라고.

감을 따다 무심코"이 개xx같은 놈이 이xx 해 놨네!"
밑에서 감을 줍던 애기엄마 왈 "좀 더 고상한 말은 없어?"
나는 나무 위에서 "사돈 넘 말 하고 있네"


사소한 문제로 우리는 언쟁을 자주(?)한다.
산촌에... 싸우는 소리를 누가 듣는이 없으니 우리는 가끔씩 도를 넘어 이웃이 쳐 주는 방화벽의 고마움을- 망가지고 난 후-느끼곤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투고 난 후에 "어찌... 사는 게 이리도 유치하고 치사하노?"를 연발하며 그래도 애당초 있지도 않은 자존심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이것도 습관인양 "유치하고 치사한"언행에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친구들이 있어도 불쑥 우리끼리 하던 버릇이 나오곤 한다.

어제는 친구 한놈이 "좀 더 치사하고 유치해야 되겠네"
하고 내려가 버린다.



그래도 자고 나면 아침해는 뜨고 ...
때가 되면 식사는 거르지 않고...
아무일이 없었던 것처럼 일상의 일이 기다리고...

이래저래 하루 하루는 소리없이 흐르는가 보다.

오늘도 푸른 꿈을 숨죽여 간직하며, 삶의 절실한 순간들을 이겨가는 '우리들의 이웃'에게 외람되게 한마디!

화이팅!!!~~~을 외치고 싶다.
6 Comments
꼭대 2003.11.17 12:16  
오호! 방화벽 덕분에 거침없는 언쟁이라! 그렇다면 그 방화벽 덕분에 언쟁을 추스리는 일도 거침 없음이렸다!
한상철 2003.11.17 12:28  
단풍색이 참으로 곱네요. 계절을 따라 산을 찾지는 않으나 올해 시원찮은 단풍을 보고 아쉬움이 드는걸 보니 마음속에 가을빛을 감추고 있기는 했던가 봅니다. 땅이 차가워 지면 무우맛이 훨씬 달게 변하죠.
철화 2003.11.17 13:08  
언제 공수님댁에 한번 놀러가야할터인데... 이렇게 주변 경치와 살아가는 이야기만 듣고 있습니다그려...
산길따라당쇠 2003.11.17 13:58  
아이고 미안허이...약속 못 지켜서 부산 도착하면 연락하시게
가객 2003.11.17 17:10  
아직도 감을 안땃네.... 무시 농사는 내보다 훨씬 잘 지었네요. 왕산 등산대회 바라지 하느라고 수고 많았겠습니다.
꽃노루귀 2003.11.17 19:17  
사는 모습은 반듯하지 않더라도..... 이말이 가슴에 와닿는 저녁입니다 때로는 원수처럼 싸우지요 이렇게 살려고 결혼한것은 아닌데 혼자서 속앓이를 한답니다 그런데 이젠 그 속앓이도 없이 남편이 치사하게 굴면 아이고 내가 남자하지... 그러고 털어버립니다 저녁놀처럼 아름다운 색이 감나무에 주렁주렁 불타는 색의 단풍처럼 예쁘고 넉넉하게 살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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