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아이들과 다녀온 털보농원(수정)

반야 | 1696

털보농원에서 성웅, 성원



몇 백만원씩 하는 카메라 사달라고 몇 일씩 식음을 전폐하니 카메라를 사주었고,
집안일 좀 신경 쓰라고 산에 가지 말라기에 밤새 창 밖의 하늘만 처다 보고 한숨만 쉬니 차라리 산에 가라고 하였다.
휴일 날 집에 좀 있으라고 하여 집에 있으면서 하루종일 짜증만 부리니 산에 가라고 하였고,
산에 가서 몇 일씩 연락이 두절되니 헨드폰을 사주었다(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알아야 한다고)
눈길에서 몇 번이고 차가 미끄러져 죽을 고비를 넘기니 사륜구동 차를 사주었고(아비 없는 자식 만들기 싫다고)
언제나 여름휴가 때이면 아이들과 아내는 바다로 휴가를 가고
난 지리산으로 촬영을 갔다
신년 일출보러 식구들은 동해로
난 천왕봉으로…..
명절날 가족은 시골집으로
난 지리산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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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십년 세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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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아내가 집을 나가라고 하였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아버지
차라리 없는게 나은 남편……

처음엔 그저 경고성 옐로카드인줄만 알았는데….
.
.
.
그래 이런 태클에 약해지면 안되지…..
그렇게 몇 개월의 냉전은 지속되었고
그리고
어느날 옐로카드가 아니라 레드카드 인줄 알았다

“사진을 버리던지 집을 나가던지”


하하~~!
각설하고
지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반야 임대영을 기억하고 사랑하여 주시지만,
정작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 밖에 살지 못하는 인간인가 보다.

가족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룬 모래성일 뿐…..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아직 화가 풀리지 않은 아내는 같이 하지 못하였지만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으로…..

지리산은 나의 삶의 휴식처요,
사진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
.
.
.
그러나
어쩌면 난…….


이 글을 통하여 이틀동안 나의 아이들을 위하여
장승조각 시범과 선물….그리고 맛있는 음식과 편한 잠자리를 제공하여주신 털보농원 내외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익숙치 않은 아빠와의 여행인데도
한마디 불평없이 잘따라준 아이들에게도 고마움은 전한다

“아빠 너무 좋아요”
“담에 또 와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 왈
"아빠와 같이 여행온게 3번째네요...."

하루종일 털보농원을 뛰어다닌 아이들은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새근 새근 잠들고,
난 잊고 지낸
아니 애써 모른척하고 지낸 시간들에 끝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번 여행이 레드카드가 옐로 카드로 변하길 바라는 나의 속보이는 술수 일수도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은 나에겐 오래도록 기억될것이다.



털보농원 작업실에서....


털보님의 도끼로 쪼아서 장승을 조각하는 모습을 신기한듯 지켜보는 아이들



털보님(청곡 김문금)의 신기에 가까운 손놀림



장승작업이 신기한 아이들



아~~!



순식간에 완성된 장승


선물로 받은 장승을 안고 기념촬영








털보님과 아이들


털보농원
청곡 김문금님은 장승과 서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를 이룬 작가이다.
15년전 지리산 자락에 터전을 잡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쳐가며 살아가는 자연인이다.
그를 글로서 표현하는 것은 사족을 다는 듯하여 아래 그의 홈페이지와 주소를 남긴다.
홈페이지 : http://www.tulbo.co.kr
경남 산청군 석남리 295번지 | 대표전화: 055)972-6901 | E-mail:tulbo@tulbo.co
5 Comments
한상철 2003.11.24 16:52  
함께하지 못해서 죄송했는데 좋은 시간 보내셨네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을것 같습니다.
꼭대 2003.11.24 16:53  
아이들이 주말마다 도망가는 아빠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싶군요. 그런데 부인께선 동행을 안하셨는지? 사진으로 공개하고 싶지 않으신지? 최근 레드카드를 받은 님에 대한 이곳 식구들의 걱정을 잠재워 주시기 바랍니다.
반야 2003.11.24 17:25  
아이들 엄마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같이 하지 못하였습니다 가끔...눈에 훤히 보이는 이벤트라도 해야겠습니다 이 이벤트로 레드카드에서 옐로카드로 변하길 바래야죠
임우식 2003.11.24 17:40  
남자 반야님.....좋으시겠습니다. 왜.... 남자 반야님이라 하냐면....전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여자 반야님과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럿이 같이 있었지만....저희 마음속에서 두분을 구분하기 위하여 그랬습니다. 님의 아이들과 함께한 나들이(?)가 지난번 리플단 모든 분들에게 경종을 울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런 모습 자주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따님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군요. 지극히 한국적인 속깊은 눈빛입니다. 자주 뵙지요......
거칠부 2003.11.24 20:08  
에구~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을 두고 주말마다 집을 비우셨으니... 애들이 너무 이뻐요. 반야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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