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산정에는 잡풀들도 함부로 살지 않는다 [ 시 한편..]

가객 | 1325
"산정에는
잡풀들도 함부로 살지 않는다 " __권 경 인 __


쉽게 바닥을 드러내는 강물과

금방 속을 보이는 안개에 젖어서

적들은 빛난다.

밥이 되지 않는 말들과

피가 되지 못하는 눈물과

허약한 약속들

아무것도 아닌 것들


길이 위태로워서

잔기침에도 산이 기울었다

차고 맑은 바람에 기대어

오를수록 키를 낮추는 나무들

마음깊은 육신의죄 아름답구나

산정에는 잡풀들도 함부로

살지 않는다.

[권경인 : 오래 전부터 지리산을 자주 다니는 지리산꾼 여류시인 입니다
그의 시집 "변명은 슬프다"에서 발췌]
3 Comments
가객 2003.11.30 15:32  
초가집에 못 들러서 아쉽네요~~~^^.왔다갔다 하는 마음은 늙어서도 자리가 잽히지 않습니다. 꼭대님 죄송해요~~!!
아차산 2003.12.01 14:01  
"벗들이여. 침묵이 우리 영혼을 감싼다. 산정(山頂)은 우리가 머무는 곳. 독수리와 눈과 태양은 우리의 이웃. 갑작스런 바람처럼 행복은 찾아오고, 나는 자유를 얻노라"
꼭대 2003.12.01 22:07  
으흐흐.. 분위기 좋습니다.! 술 생각이 절로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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