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땡비소동
<먼저 이 글은 예전에 썼던 글인데,, 어젯밤 그때 친구들과 술 한잔이 있어서 그때를 회상하며..2003.12.25>
땡비소동
그때가 언제인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20대 초반 가을로 기억되는데 벌(땅벌) 때문에 온 동네가 시끄러웠던
대단한 사건이 있었다.
그 무렵 나는 오토바이에 미처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행사로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국제 모터사이클
경기에 출전했다가 발목 골절사고 후유증으로 집에서 쉬고 있는데,
죽마고우 석이라는 친구가 찾아와 하는 말이 문금아 우리 안골에 땡비집 캐러가자 한다.
나는 친구보고 그거 위험 할건데 하니,,
자기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벌집을 봐둔 목적지까지 따라만 가자고 했다.
무료하던 김에 잘되었다 그래 가자
그런데 벌에 쏘이지 않거러 단디 챙기라 하니 쓸데 없는 걱정하지 마라며 자신만만한 친구와 오토바이로
목적지에 도착하니 그곳은 아직 가을 추수가 시작되지 않아 누런 나락 논이 그대로 서있었다.
안골이란 이곳은 우리마을 에서도 아주 외딴 곳이고 산이 빙 둘러 처져 있는 곳인데 그 곳의 논 중앙에
문제의 벌집이 숨어 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나는 오토바이에 그대로 앉아 있기로 하고, 친구는 비옷으로 갈아입고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고 머리는 오토바이용 헬멧으로 완전히 물샐틈없이 고무줄로 칭칭 동여 메어 입었는데
눈이 빠꼼히 보이 길래 내가 쓰고있던 고글(스키용 안경)을 끼워 주었다.
꼭 중세 기사 같은 모습으로 변한 친구는 삽과 바케스를 들고 논두렁으로 들어갔다.
벌집이 있는 곳까지 간 친구는 삽으로 한번 쓱 파더니 나를 향해 문금아 엄청 크다 하면서
한번 더 삽질을 하는 그 순간..
친구 발 밑 쪽에서 시커먼 연기 같은 것이 쑥 올라오더니 친구를 외어 싸는 것이었다.
멀리서이지만 그 것은 연기가 아니고 분명 벌떼였다.
하늘이 새까말 정도로 날아 오른 성난 벌떼는 헬리콥터 같은 소리를 내며 친구의 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달라붙더니 어떻게 몸 속으로 들어갔는지 쏘고 물어뜯고 친구는 비명을 지르고 일하시던 동네 어른들도
벌을 피해서 도망을 가고 멀쩡하던 들 가운데서 그만 난리가 나버렸다.
다리가 불편한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멍하니 보고만 있는데, 이 친구가 벌떼를 몰고
나 있는 곳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오토바이 시동 걸 시간도 없이 다리를 절룩거리며
도망을 가다가 저수지가 보이 길래 물 속으로 다이빙을 하여 위기를 피했는데,,
물위로 머리를 쏙 들어내니 벌떼가 가지 않고 물위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급하게 다시 물 속으로 갈아 앉았다.
조금 지나 물 밖으로 나오니 벌 때들이 많이 진정된 것 같아 친구를 향해 달려가니 어떻게 살아 나왔는지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소나무 아래 엎드려 반쯤 기절해있었고 친구의 몸에는 아직도 벌떼들이 붙어 있어
나무 가지를 꺾어 벌떼를 쫓았다. 완전한 벌들의 승리였다. 그렇게 자신 만만하던 친구는 얼마나 당했는지
초죽음이 되어 어린 아기처럼 울고있었고 돈키호테 같은 갑옷을 벗겨 내니 땀으로 흠뻑 젖은 친구의 모습은
ㅋㅋ 완전히 돼지감자였다.
다행이 비옷으로 무장을 잘했기에 돼지감자처럼 되었지만 치명적이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들어갔는지
옷 속으로 들어간 벌이 친구의 몸을 쏘고 또 계속 물어뜯은 것이었다.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고 어찌 그리 우스운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너 벌이 달려 들 때 빨리 도망을 가지
왜..? 로봇처럼 어기적거렸나 하고 물으니 친구의 대답에 나는 또 한번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그 대답은 안경 유리사이로 얼굴이 보이니까, 안경유리에 벌이 새까맣게 달라붙어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ㅎㅎㅎ
나도 그날 벌에 어지간히 쏘여 저녁내 끙끙 앓다가 한숨도 못 자고 아침 일찍 친구한테 전화하니
친구의 말이.."문금아 내 동네 어른들한테 맞아 죽는 줄 알았다" 라고 엄살을 떨었다.
ㅎㅎㅎㅎ
20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그리고 벌이 정말 무섭다.
-끝-
( 땅벌을 경남에선 땡비라 하는데 땅벌의 독한 공격성을 강조해서 부른 말인 것으로 본다
그리고 안골이란 이곳은 장재동에서도 골짜기인데 이곳에는 옛 주거지 흔적이 많이 남아있고
왜정때 유전을 발굴하기 위해 굴을 팟든 그 흔적 일부분이 남아 있다. 차후 이곳 기름 굴과
옛 주거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한다. .)
2001.12.18,저녁 청곡 김문금
땡비소동
그때가 언제인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20대 초반 가을로 기억되는데 벌(땅벌) 때문에 온 동네가 시끄러웠던
대단한 사건이 있었다.
그 무렵 나는 오토바이에 미처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행사로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국제 모터사이클
경기에 출전했다가 발목 골절사고 후유증으로 집에서 쉬고 있는데,
죽마고우 석이라는 친구가 찾아와 하는 말이 문금아 우리 안골에 땡비집 캐러가자 한다.
나는 친구보고 그거 위험 할건데 하니,,
자기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벌집을 봐둔 목적지까지 따라만 가자고 했다.
무료하던 김에 잘되었다 그래 가자
그런데 벌에 쏘이지 않거러 단디 챙기라 하니 쓸데 없는 걱정하지 마라며 자신만만한 친구와 오토바이로
목적지에 도착하니 그곳은 아직 가을 추수가 시작되지 않아 누런 나락 논이 그대로 서있었다.
안골이란 이곳은 우리마을 에서도 아주 외딴 곳이고 산이 빙 둘러 처져 있는 곳인데 그 곳의 논 중앙에
문제의 벌집이 숨어 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나는 오토바이에 그대로 앉아 있기로 하고, 친구는 비옷으로 갈아입고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고 머리는 오토바이용 헬멧으로 완전히 물샐틈없이 고무줄로 칭칭 동여 메어 입었는데
눈이 빠꼼히 보이 길래 내가 쓰고있던 고글(스키용 안경)을 끼워 주었다.
꼭 중세 기사 같은 모습으로 변한 친구는 삽과 바케스를 들고 논두렁으로 들어갔다.
벌집이 있는 곳까지 간 친구는 삽으로 한번 쓱 파더니 나를 향해 문금아 엄청 크다 하면서
한번 더 삽질을 하는 그 순간..
친구 발 밑 쪽에서 시커먼 연기 같은 것이 쑥 올라오더니 친구를 외어 싸는 것이었다.
멀리서이지만 그 것은 연기가 아니고 분명 벌떼였다.
하늘이 새까말 정도로 날아 오른 성난 벌떼는 헬리콥터 같은 소리를 내며 친구의 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달라붙더니 어떻게 몸 속으로 들어갔는지 쏘고 물어뜯고 친구는 비명을 지르고 일하시던 동네 어른들도
벌을 피해서 도망을 가고 멀쩡하던 들 가운데서 그만 난리가 나버렸다.
다리가 불편한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멍하니 보고만 있는데, 이 친구가 벌떼를 몰고
나 있는 곳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오토바이 시동 걸 시간도 없이 다리를 절룩거리며
도망을 가다가 저수지가 보이 길래 물 속으로 다이빙을 하여 위기를 피했는데,,
물위로 머리를 쏙 들어내니 벌떼가 가지 않고 물위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급하게 다시 물 속으로 갈아 앉았다.
조금 지나 물 밖으로 나오니 벌 때들이 많이 진정된 것 같아 친구를 향해 달려가니 어떻게 살아 나왔는지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소나무 아래 엎드려 반쯤 기절해있었고 친구의 몸에는 아직도 벌떼들이 붙어 있어
나무 가지를 꺾어 벌떼를 쫓았다. 완전한 벌들의 승리였다. 그렇게 자신 만만하던 친구는 얼마나 당했는지
초죽음이 되어 어린 아기처럼 울고있었고 돈키호테 같은 갑옷을 벗겨 내니 땀으로 흠뻑 젖은 친구의 모습은
ㅋㅋ 완전히 돼지감자였다.
다행이 비옷으로 무장을 잘했기에 돼지감자처럼 되었지만 치명적이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들어갔는지
옷 속으로 들어간 벌이 친구의 몸을 쏘고 또 계속 물어뜯은 것이었다.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고 어찌 그리 우스운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너 벌이 달려 들 때 빨리 도망을 가지
왜..? 로봇처럼 어기적거렸나 하고 물으니 친구의 대답에 나는 또 한번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그 대답은 안경 유리사이로 얼굴이 보이니까, 안경유리에 벌이 새까맣게 달라붙어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ㅎㅎㅎ
나도 그날 벌에 어지간히 쏘여 저녁내 끙끙 앓다가 한숨도 못 자고 아침 일찍 친구한테 전화하니
친구의 말이.."문금아 내 동네 어른들한테 맞아 죽는 줄 알았다" 라고 엄살을 떨었다.
ㅎㅎㅎㅎ
20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그리고 벌이 정말 무섭다.
-끝-
( 땅벌을 경남에선 땡비라 하는데 땅벌의 독한 공격성을 강조해서 부른 말인 것으로 본다
그리고 안골이란 이곳은 장재동에서도 골짜기인데 이곳에는 옛 주거지 흔적이 많이 남아있고
왜정때 유전을 발굴하기 위해 굴을 팟든 그 흔적 일부분이 남아 있다. 차후 이곳 기름 굴과
옛 주거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한다. .)
2001.12.18,저녁 청곡 김문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