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만복대 샘] 수색담

꼭대 | 3108
지난 8월 15일 휴가의 첫 날
서울에서 새벽같이 차를 몰아 달궁에 주차를 한 후
히치를 하여 심원마을 못 미처 만복대골 입구로 달려갔습니다.

이 날의 산행 계획은
만복대골로 올라 만복대에서 만복대 샘을 찾는 것이 첫 번째 주요 일정이었고
그 다음 오얏골로 내려오는 것이었지요.

이날 운이 좋았던 것은
달궁 주차장에서 첫 번째 히치 시도가 성공을 하여
수월하게 만복대골 초입에 닿았고
예상보다는 일찍 1시간 40분 만에 만복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산길을 오얏골에서 더 먼 부운치로 하산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철저히 만복대 샘을 수색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만복대 샘의 수색을 위하여 교과서 삼아 손에 쥐고 간 것은
가장 상세한 설명이 담겨있는 <프록켄타>님의 아래와 같은 산행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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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록켄타>님의 2002년 9월 산행기 [지리산정의 소풍] 중에서


10:00 계곡이 끝나고 가슴 정도 높이로 산죽과 철쭉, 다래, 머루 넝굴이 엉겨 전진이 힘들다.
12시 방향은 만복대로 통하는 능선길이고 11시 방향에 만복대, 그리고 9시 방향에 만복대샘이 있는 바위가 보인다. 우리는 그냥 9시 방향으로 치고 가기로 했다.

10:30 만복대 샘
누군가가 버리고 간 패트병에 1/3쯤 남은 버너용 휘발유를 철언이 알뜰하게 챙긴다.
점심을 위해 2ℓ 물주머니에 물을 채웠다.
만복대 능선길에서 샘까지 오는 길이 거의 없어졌다. 와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겠다.

<*만복대 샘 찾기: 만복대에서 노고단쪽으로 약 3-4분쯤 내려오며 좌측을 유심히 보면 산 아래 쪽으로 몸을 드러낸 약 10여m 크기의 바위가 30-40m 좌측 밑으로 보임.

그 바위에서 시선을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보면 아담하고 네모난 바위가 눈에 뜨이는데 그 바위까지 가서 2-3m밑의 물소리를 찾아가면 만복대 샘인데 샘 바로 앞에 3-4m 높이의 나무가 있어 멀리서도 육안으로 네모바위와 키큰나무 사이에 있는 걸로 짐작하면 됨.

샘까지 가는 길은 거의 없어졌지만 허리 정도높이의 억새나 잡풀로 그냥 헤쳐나가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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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대골 우측 능선을 타고 만복대를 향하여 올라가면서
좌측의 만복대골 너머 지형을 보니 산행기에 나오는 것임 직한 바위들이 보여
이제 만복대 샘을 가보는구나 자신만만해 했었지요.

만복대에서 목을 축이고
하산길은 정령치 방향으로 가야했으나
오로지 만복대 샘을 찾을 요량으로 성삼재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프록켄타>님의 산행기에 만복대에서 노고단 쪽으로 약 3-4분 내려가라 하였으므로
시간을 재며 내려가 봅니다.

그러나 좌측을 유심히 살펴보아도 바위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광속단인 <프록켄타>님이 3-4분 걸렸다 하였으니
저의 걸음으로는 좀 더 걸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 4분을 넘어 내려가고 있을 때
좌측 목책 너머로 뚜렷한 길이 열려있더군요!

저 아래로 나무는 보이는 듯 하였으나 여전히 바위는 찾을 수 없었지만
길이 워낙 뚜렷하여 쉽게 아래로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위가 나타나지 않더군요.
그럴듯한 나무를 옮겨가며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샘이 나타날 기색은 없이
길은 어디로 가는지 자꾸만 아래 골짝으로 이끌어 가고 있으니
잘못 되었다는 느낌이 들면서 키를 넘어선 잡목 넝쿨들이 두려워집디다.

만복대 능선 상에서 노고단 방향인 좌측으로 바라본 곳에 바위가 분명 있었으므로
헤맨 곳에서 되돌아 만복대 방향으로 서서 우측으로 바라보니
만복대 골을 만들며 노고단 방향으로 얕게 솟아오른 능선에
필시 바위가 있을 것이라 싶더군요.

<프록켄타>님이 만복대 골에서 올라오면서 샘을 찾아 9시 방향으로 치고 올랐듯이
저는 만복대골의 반대 쪽에서 올라가면서 샘을 찾아 3시 방향으로 치고 가 봅니다.

얕은 능선위에서도 바위는 씨도 없더군요.

‘그럼 내가 만복대 능선을 타고 오면서 본 바위와
<프록켄타>님의 산행기에 나오는 바위는 어디 있단 말인가!‘

물론 저 멀리 만복대 헬기장 안부 방향에 바위 하나가 보이긴 하였지만
만복대 샘의 주변에 있는 바위는 분명 아니라 한눈 팔 수 없는 곳이어서
낙담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샘터 사진을 모으고 있기도 하고 만복대에서 비박이 예정된 <칠부>님에게
면목도 없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정글과도 같은 잡목 넝쿨더미를 헤치고 능선으로 다시 붙을 생각을 하니
내려왔던 길이라도 찾으면 좋으련만
주변의 짙은 숲을 보니 눈앞이 어지럽더군요.

숲을 헤치고 올라는 가되 가급적이면 내려왔던 길을 찾으려 좌측으로 비스듬히 올라갔습니다.


어느 정도 치고 나아가니 또 다시 뚜렷한 길!
내려왔던 길인가 싶어 주변을 살펴보지만 또 다른 길이더군요.
그때 간신히 들려오던 물소리!!

바로 만복대 샘이었습니다!


기적과도 같이 우연히 샘을 찾게 되었지요.
샘 옆에는 2인용 텐트 한 동 칠 공간이 있었고
아담한 나무아래 직경 5센티 가량의 플라스틱 호스로 샘물이 나오더군요.
수량은 그리 많지 않아 세수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시간을 두고 받으면 식수는 받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샘은 호스가 나온 곳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위쪽 너덜지역 아래에서 물소리가 나는 것을 보면
너덜 아래로 호스를 꽂아 물을 끌어낸 것 같더군요.

물론 너덜의 바로 위에 산행기에 나오는 네모난 바위가 있고
그 위쪽 우측으로 대형 바위가 있긴 있습디다.


그리고 만복대 샘에서 능선에 붙는 길은 매우 뚜렷하게 나 있습니다.
그러나 종아리 중간정도 올라온 억센 잡목에 길이 덮여
그 길은 눈으로는 찾을 수 없는 길이며
발길로만 길을 찾아 올라와야 합니다.

(뚜렷한 발길이 없으면 길을 놓쳤다 생각하고 길을 찾아야 합니다.)


샘에서 거의 직선으로 능선에 붙는 길의 능선 상 들머리는
의외로 설명이 간단합니다.

능선에서 바위는 찾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숲이 우거져 바위가 보이지 않는 계절 탓이지요.

그리고 만복대에서 3-4분 내려서는 것이 아니라 1-2분 내려서면 될 듯합니다.


만복대 샘을 찾아가는 길을 이렇게 설명 드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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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대에서 노고단 방향으로 딱 1분만 아무 생각 않고 내려간다.

그 이후 좌측의 목책아래를 유심히 살피면서 내려간다.
얼마가지 않아 목책의 기둥 하나가 비스듬히 목책 바깥으로 누워
목책의 받침목을 받쳐주고 있는데
이곳이 만복대 샘의 들머리다.

들머리에서부터는 설명한 대로 발길로 길을 찾아 내려가면
우측과 좌측으로 번갈아 바위가 나오며
바위 3-4미터 밑 나무아래 샘이 있다.

누군가 제거를 하지만 않는다면
내려가는 길 내내
그리고 샘이 있는 나무에 달린 노란 표지기가
샘을 찾는 발길을 반겨 주리라.

주의할 것은,
만복대 샘의 능선 상 들머리에서 1-2분 더 내려간 곳에도
다른 곳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므로
노고단 방향에서 만복대로 올라올 때 헷갈릴 수 있어
이 길과 혼돈하지 않도록 목책의 기둥이 누워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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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복대 샘을 수색하느라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으며
이 시간의 지체로 말미암아
정령치를 너머 부운치에서 부운마을로 내려서니
저녁 7시가 되었더군요.

달궁에 도착하자 저녁 취사를 포기하고 바로 평양식당으로 달려가
구향주에 피로를 풀고
바람 몰아치는 야영장 텐트 안에서
달궁의 [잃어버린 꿈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 있다가
만복대 샘 사진을 찍은 흐뭇함을 안고 잠들게 됩니다.

여전히
능선상에서 만복대 샘을 찾으려 첫번째 잘못든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인지
숙제로 남겨둔 궁금함에 한참을 헤매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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