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날라다니는 장모님의 산행

야호 | 1492
5년전 추석전날 70세의 장인어른을 모시고 온가족이 보령의 오서산 산행을 했었습니다

산에 다녀오신 장인어른께서 장모님께 "까짓거 내가 오서산을 휭허니 댕겨 왔네~ 좋더라구" 하시며 자랑을 하셨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 영원히 오서산위 하늘로 거처를 옮기셨습니다
10월 3일이 장인어른 생신이셨는데 온 가족이 모였고 그때 등산이야기를 하다 다시 오서산을 가기로 했지요

그런데 장모님(75세)이 따라 나서시는겁니다
"얘들아! 나두 가자!"
어! 가실수 있겠습니까?

한편으로 좋기두 하구 한편으로 걱정이 태산인데 스틱하나를 조절해서 드리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아들놈 3 . 며느리 3 . 딸 2(큰딸 직장관계로 기권). 사위 3. 손자손녀 4. 합이 16명 고기잡아 한줄에 꿴것처럼 줄세워 등산을 시작합니다.

당연히 장모님이 맨꼴등에서 따라오시고.....
얼마가지않아 이변이 발생합니다
장모님이 답답하다며 한사람씩 추월하기 시작합니다

많은 산행객들로 부터 "하~! 대단하시네요"
입을 딱 벌리고 한참동안을 지켜봅니다
들에서 엎드려 일만하시고 산이라곤 나무캐러 올라간일밖에 없는 분이..

그 날 오서산에서의 캡은 장모님이셨습니다
"느이 아버지 생각나서 와봤다~"
참으로 사랑은 위대합니다

요즈음 툭하면 이혼하는 세상인데 죽은 남편을 못잊어 그 남편이 다녀와서 자랑했던 그 산을 오르면서 무엇을 생각했겠습니까
가슴이 찡하더군요
그리고 지금도......
1 Comments
반야 2003.10.06 10:58  
야호님의 따스함이 묻어있어 좋습니다 이글을 읽다보니 5년전 이맘때 일이 생각나는군요 그해도 난 가족들을 시골집에 두고 아침에 지리산으로 갈려고 식사도중 "아버지 저 지리산 가는데 같이 가실렵니까" "내가 어떻게 그 높은 곳을 갈수있것나...니나 같다와라" 조금후 식사가 끝나고 화장실에 다녀온신 아버지는 "같이 가자" 임자는 그 당시 지금 안가면 다시는 갈수 없을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나 봅니다 걱정과는 달리 시종일관 절 앞서 나갔고 장터목에서의 야영은 저에게는 잊지못할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후 고향에 들렸을때 이미 고향에는 아버님의 지리산행 소식이 자자했습니다 지금도 지리산 이야기가 나오면 아버님은 지리산 천왕봉이야기를 저보다 많이 하십니다 주절 주절 갈바람이 소리없이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계절입니다 건강들 조심하시고 좋은 일상들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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