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나무가 얼지 않는 이유

이삼규 | 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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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한설! 동토의 땅 시베리아에서도 나무는 얼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는 1월 평균 영하 50도, 심지어 영하 70까지도 내려간다고 합니다만,  시베리아의 침엽수들은 절대 얼어 죽지 않습니다.

 

비밀은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광합성 떄문입니다.

 

광합성 ?

"어..그거 잎으로 하는 거 아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맞습니다. 잎으로 광합성을 하죠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랍니다. 나무의 껍질 속 '피층'이라고 있는데요. 이곳은 나무껍질 바로 밑에 있는 조직이랍니다.

색은 녹색인데, 바로 이 피층에서도 광합성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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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은 산소를 만드는 행위입니다.

산소를 만드는 행위가 바로 에너지를 생성하면서 열을 발생하게 하는 겁니다.

 

사실 복잡합니다. 식물생리학에서 보면

광합성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죠. 사람이 호흡해서 혈액을 돌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그 중간에 복잡한 메커니즘이 있겠지만, 그냥 광합성=에너지생성=열발생으로 해석하시면 쉽겠습니다.

 

즉, 나무는 절대 얼지 않습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보일러와 같기 때문이죠. 광합성을 하는 한

부동액과 같은 부동단백질을 형성하여 얼지 않게 조절하는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 가지 더 보온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나무의 피층에는 리그닌(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물질)베린(껍질을 두껍게 만들어주는 물질,코르크화)을 분비하는데요

바로 이 성분이 나무의 보온기능을 담당하게 됩니다. 방수기능까지 겸하고 있어 외부에서 오는

수분을 차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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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본식물에는 리그닌 성분이 없습니다.>

 

"나무는 추워도 왜 안 죽지 ?"

 

하지만, 동사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갑작스럽게 급랭 되면 나무가 광합성을 할 틈이 없어 얼어버린다는데요

영화 '투모로우'같이 그렇게 갑작스러운 한파가 닥치면 나무도 동사하게 되는 겁니다. 

나무가 살지 못하게 되면 결국 최상위 포식자까지 멸종하게 되는 거죠, 그게 빙하기입니다.

 

아직 나무를 얼게 할 만큼의 추위는 없었다고 하는데요

과학자들도 말합니다. 과연 어느 정도의 온도일 때 나무는 동사할까 ?

 

정답은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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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나무의 보온 역할을 한다는건 틀린말입니다. 나무는 별도 보온이 필요 없습니다>

 

자! 정리할까요

 

학생(또는 학생 같은)이 질문을 합니다. "나무는 왜 안 얼어요?"

 

"그건 광합성 때문이다"라고 일단 말하세요

 

"잎은 다 떨어지고 없잖아요?"라고 성가시게 군다면

 

광합성은 잎뿐만 아니라 줄기에서도 광합성을 하기 때문이란다."라고 말해주세요

 

더 시비를 건다면 인상 쓰지 말고

 

"광합성은 산소를 만드는데 그게 에너지를 생성시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고"

"그 에너지가 부동액 같아서 나무가 추워도 견딜 수 있단다"라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나서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유키 같은 학생은 절대 이 정도에서 물러나지 않고 또 질문을 할 겁니다.

 

"열대지방의 나무를 추운 지방에 심으면 살아요 ?"

 

아닙니다. 그건 그 나무의 DNA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환경적응'이라는 과정을 생략하면 탈이 나죠

나무도 진화했습니다. 추위와 더위에 강한 나무가 따로 있으며, 그에 맞춰서 진화했기 때문에 어떤 나무(또는 생명체)라도

환경에 맞는 조건이란 게 있습니다. 

 

제주도의 귤나무를 지리산에서 키울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추운 곳을 좋아하는 구상나무를 산아래에 심을 수 없는 이유와 같은 겁니다.

수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진화의 메커니즘이 열대지방의 활엽수를 만들었다면, 시베리아의 침엽수도 만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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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다우 2014.01.22 11:1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최고의 차나무(도심다원)가 동사로 죽어간다고 해 난리던데
질문하려했더니 설명이 바로 아래 곁들여져 있네요
 
유키 학생, 빨리 다른 질문 안 하고 뭘 꾸물거리요.....ㅋ
이삼규 2014.01.22 11:28  
차나무는 상록성이지만 열대.온대.아열대에서 자라는 추위에 약한 식물입니다. 제가 코타키나발루에서 차나무를 보곤
신기해 했는데요, 그 후 베트남.캄보디아에서도 키우는 걸 봤습니다.
연평균 기온이 5도 이상되어야 하기에 항시 따뜻한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합니다. 보성이나 하동이 유명한 이유가 따뜻하면서도
강과 바다가 인접해 있는 기후적인 조건 때문이랍니다.
갑작스런 추위가 지속되면 날벼락 맞기 좋은 작물이죠, 그래서 충북이나 강원도 경기도에서는 재배가 안되는 나무랍니다.
객꾼 2014.01.22 22:23  
차나무 동사를 막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가을에 왕겨를 뜸뿍 깔아주면 효과 제대로입니다
이 방법도 텃밭용 다원에서나 통하겠지만요
유키 2014.01.22 17:40  
얼어죽지 않는 나무가 얼지 않는 이유는 DNA 때문이란 말씀인데이 말은 결국 얼어죽지 않는 나무는 얼어죽지 않도록 생겨서 그렇다는 말인데왜 얼어죽지 않는 나무가 얼지 않게 생겨먹었냐 하면 나무의 수피가 광합성 작용을 해서발생되는 열 에너지가 부동액처럼 나무를 얼지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 말씀이시지요. 삼규님제가 이렇게 한 자 한 자 적으면서 곱씹는 이유는,  얼어죽지 않는 나무가 왜 얼지않는 지에 대해 가르쳐 주신 삼규님의 말씀을 오래오래 기억하는 데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삼규 2014.01.24 08:04  
유전적 다양성은 종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요소죠
흙만 있으면 남극에서도 산다고 하는 시베리아 전나무의 강인한 생존력은 가히 감탄을 자아냅니다.
번식 방법도 아주 독특합니다. 제빨리 씨앗을 맺은 다음 영상기온에 도달하면,  땅에 떨어뜨려 혹한이 오기전에 싹을 틔우는 전략을 세웁니다.
 
불과 한달 사이라도 아주 민첩하게 행동하여 번식을 도모합니다. 아님 추위에 싹이 트지를 못하거든요
마치 봄에 복수초와 너도바람꽃이 살아가는 방법과 비슷하죠,  동작이 빨라야 살아남는데
웡캉 동작이 느린 나같은 느림보가 도태되어 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객꾼 2014.01.22 22:20  
나무가 얼지않는 이유가 두가지 더 있제
1. 살아 있네~~~
2. 느낌아니까~
야호夜虎 2014.01.23 10:36  
좋은공부했습니다.
강호원 2014.01.23 11:32  
그렇군요....
항상 고맙게 보고있습니다
해영 2014.01.23 11:45  
어제 EBS에서 겨우사리 채취하는 것을 보여 줬는데
 
참나무가 겨우사리에 수액을 빨려 고사하는 현상을 보았습니다.
 
공생은 어렵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지리산 들어 겨우사리를 보게 되면 떳떳하게 채취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삼규 2014.01.23 13:36  
알고있는 상식에선 겨우살이는 물관에 흡착하여양분만 빼앗아가지 결코 나무를 고사 시키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겨우살이를 주렁주렁 매달고있는 참나무라도 쓰러지지 않는이유입니다ebs에서 어떻게 다뤄졌지는 몰라도겨우살이의 생태에 대해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든 내용 이네요
마등자 2014.01.24 06:54  



얼지 않는 이유가 땅의 온기 때문이라 생각 했는데 피층의 광합성 작용으로  산소를 생성 할때 발생 하는 열 때문이군요 ,겨울 되면 분재 나무를 꽤나 고사시켰는데 해박한 지식의 불찰에 가슴이 아프네요 ,비싼것도 많았었는데 ,정보 고맙습니다
꼭대 2014.01.25 10:14  
겨울에도 나무가 얼어 죽지 않는 이유가 광합성이라면 전재 조건으로 햇볕이 나는 상황에서 한정된 이야기인데
만약 폭설로 나무가 눈을 덮어쓰고 있는 상태에서는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데 장기간 유지된다면 우찌 됩니까.
산지골 2014.01.25 13:28  
수업 잘 들었습니다.
강의를 너무 잘 하셔서  하나도 어렵지 않네요,
시험봐도 백점 자신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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