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지난 4일간...(3)

임우식 |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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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타님과 인옥님에게서 여러가지 정황을 듣는다.

텐트는 지면과의 지지물이 전혀 없었다.
즉 팩을 박지 않았다.

그렇다고 안에 내용물이 있어 무겁지도 않았다.
내용물이라고는 매트리스, 코펠 2, 방석 1, 그리고 옆의 나무에 걸어
놓았던 비닐...등 이었다.

정황 설명에 의하면....

바람에 날려서 내용물이 쏟아지고 텐트는 형체를 그대로 100여m
날라가 표지만에 걸려 있었다.

오후 5시경 치명타 일행은 정령치를 들리러 갔었고,
다녀 와 보니 걸려있던 텐트는 없어졌고 메트리스와 코펠을
야영장에서의 비박을 위하여 수거해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타진해 보다가 결국 포기하고....또 백무동으로
달려갔다.

저녁을 먹고, 소주한잔 하고, 그리고 취침.....잠이 오지 않는다.
지리산에서 두번째의 실망을 한다.

재 작년 겨울 세석에서 등산화를 잃어 버리고,
이번에는 탠트를.....가슴이 허하다.....

5일 아침....6시에 초가집을 나선다.
옆에서 자고 있는 동현아빠가 깰까봐 조심하면서....

다시 달궁 아영장에 들려서 둘러보고... 깊은 상념에 잠긴다.

오늘은 어디로 가 볼까....

삼정산 능선길을 올라...사찰길로 내려가 볼까....궁리하며
성삼재에 올라본다.
또...시암재까지 내려가 본다....
오늘 일찍 올라가야 하는데......

에이.....심원이나 가보자....하면서 심원 계곡산장을 찾아간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노고단이나 가보자 생각한다.

맛있는 아침을 먹고 배낭을 매고 5발자욱을 떼 놓았는데...
뒤에서 휴식년제 구간입니다....가시면 안됩니다. 하면서 으름짱을
놓는다....

깜짝 놀라 뒤돌아 서서 아무 말도 못하다가...아..! 예 압니다. 그러면서
차 문을 연다.

그 관리공단 직원은
아마 차에 가려는 사람에게 엉뚱한 주의를 줬다고 생각 들었으리라...

ㅎㅎㅎ....그러며 5분정도 시간을 끌다가 완전히 가는걸 보고나서
대소골 들머리인 철문을 통과한다.

10여분 들어가다 노고단 이정표를 보며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길도 좋다.
계곡도 운치가 있다...
너무 쉽게 오르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러나 오르면 오를수록 길은 있다가 없어지고...다시 나타나고...를
반복하더니 급기야 아예 없어져 버린다....

그러나 계곡을 고수하며 끝까지 오른다...
그리고 그 귀한 곰취......

마지막...오름길은 길이 없고 산죽을 헤치고
노고단 고갯길의 좌측 돌탑에서 20여m 떨어진 곳으로 올라갔다.

잠시 조망하고 취사장으로 내려가 라면을 먹고....하산...

성삼재에서 차랑을 히치 했는데 그 운전자분....ㅎㅎㅎ
아침에 나보고 그 길로 가지 말라던 직원이였다.

감사하게도 잘 타고 심원으로 내려가 ....
서운한 마음에 달궁 야영장을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보령으로 향한다.

달궁 야영장에서 텐트만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지.산 모임이 있는 오봉으로 달려 갈려고 했는데......
아쉽지만 다음에 만나야 하겠다

4일간의 지리 산행을 마치고 귀향하는 내 마음은....
아직도 달궁 야영장에 그대로 였다.

.............보령에서 임 우 식.................
3 Comments
꼭대 2003.10.07 22:18  
신선놀음에 집 한채를 날리시다니, 형수님께 쫒겨날 사유에 해당됩니다. 남의 물건에 손대는 더러븐 인간들이 산엔들 없겠습니까. 조심하는 수 밖에요. 형님 아끼시는 메트리스 건진 것으로 위안 삼으시길.
仲雨 2003.10.07 22:21  
임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그렇게 그렇게 지리에 계셨네요.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그 어떤 긴 얘기보다도 왠지 선생님 마음과 발자욱들이 보이는것 같습니다. 허한 마음 사이로 가을 바람이 불지나 않았는지요... 어쩌다 지리의 어느 대피소에서 자는 날이 있을땐, 항시 불안하기만 합니다. 등산화때문에요. 오래전에 설악 중청에서 등산화 잃어버린뒤에 산행이 이만 저만 힘들었던게 아니어서 말입니다. 경험한 사람들은 알지요. 그런데 대피소에서 산이 좋아 온 사람들과 한 밤을 지새우면서 그들을 믿지 못해 따로 등산화를 남들 다 놔둔 입구에 놓지 못하고 침상으로 갖고 온다는게 보통 눈치보이는 일이 아니거든요. 그러니 눈치만 보는거지요. 잠도 제대로 못자고 괜히 들랑날랑 하기가 일수지요. 그래서 대피소에서 안자는 산행만 하지요.... 2인용 텐트를 갖고 다니면서도 사람들 피해다니는 산행만 해야하는 게 마치 지리에 들면서도 도망다니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결국 오늘 큰 맘 먹구 침낭카바 구입했습니다. 금주 주말엔 장인 어른 모시고 지리에 들어갑니다. 장인 생각하면 어디 대피소에서 자야 할텐데, 그러기는 싫고, 아마 반야 낙조 보다가 그 뒤편 어딘가에서 장인어른과 달빛아래서 한 잔 하며 밤을 지새울 것 같습니다...
구리 2003.10.08 12:45  
에고고~~~아까바라....산에는 맑은 사람들만 오는줄 알았는데...^^ 담에 지리의 한자락서 뵈면....위로주 한잔 올릴께요. 그리고...쪽지 전달이 안되는건가요? 함 보내봤는데...확인이 안된걸로 나와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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