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산촌일기[4-1]...개 머루 먹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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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그리고 또 여름!



우리는 기반 시설이 미비하다는 핑계로 그럭 저럭 대충 살았다.



사람이 사는 시설이 이러하니 우리집에
지난 시간을 나와같이 한 강아지는 더 열악한 환경이었나 보다.



그래도 마음대로 뛰어 다니고 짖어 댈 수도 있으니 나는 항상 "너는 행복한 놈"이라고 일러(?) 주었다.
그래도 언제나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아양만 떨더니 이놈이 결국은 반항을 하고 말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살며시 마루로 올라와서 깨끗한 수건만을 골라 장난을치다 쫒겨나는 날이면
어느 새 부엌으로 뛰어 들어가 분풀이 하듯 짖어 대곤 하였다.

이놈이 어찌나 미운지 제발 '나가 보이지 않게 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른게 어제처럼 느껴진다.






지난 여름 태풍 '매미'가 산촌을 휩쓸고 지나갈 때 우리는 식구들을 이끌고 부산으로 급히 피신을 해 버렸다.

무사히 왔다는 안도감에 소주에 삼겹살을 자축겸 핑계로 한잔을 하고 있는데 "우리 강아지는?"하는 성현이의 소리에 우리는 잠시 기분을 망치고는... 그뿐이었다.






태풍이 멎고 날이 맑을 때 산촌으로 유유히 올라가 보니 여느때 처럼 그냥 우리집 강아지는 그대로 있었다.

"그럼 그렇지! 지가 별 수 있나!"



그런 놈이 며칠 집을 나갔다가 들어오곤 하더니...
지금은 영영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한번은 산에 가서 시들다 만 개머루를 물고 있어 "이것이 미쳤나?"하고
그냥 내 버려 두었더니 이제는 진짜 가출을 해 버렸다.



몇 주일이 지나도 집으로 오지 않으니 ...이제는 그놈의 예쁜 모습만이 우리를 괴롭힌다.
그래서 이놈의 사진을 준비하다 다시 지운다.



인연은 끊어져도 그 또한 다른 인연인가 보다.



친구들이 올라와서 또 한마리의 강아지를 준단다.

그래서 그 중에서 제일 바보같은 놈을 주라고 했더니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은 그 바보 강아지가 우리집을 대신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놈은 진짜 바보다.

누가 와도 짖지도 않고 나를 보고도 본체 만체...



떠나간 강아지의 업보인가?
2 Comments
산길따라당쇠 2003.10.11 07:53  
공수님...쌍재에 전기 들어왔는가..? 쌍재가 그립네 조만간 들릴께
공수 2003.10.12 11:09  
안녕하십니까? 건강하시지요? 뭔 전기는요! 요새는 시골도 컴퓨터가 옛날 공중전화기 보다 더 흔하서리... 곧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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