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다방

다녀오겠습니다.

꼭대 | 1397
지난 여름 내내
격일로 비가 내려 여름다운 불볕더위 한번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탓인지
시월 중반에 접어서고도 날씨가 후덥지근한 것이
단풍이 든 지리에 올라서지 않는 한
여름이 갔는지 가을이 오는지 도통 느낄 수가 없습니다.


지금 사막에는
한여름은 지나갔는지 50도를 오르내리던 불볕더위는 수그러들었다 하나
아직은 낮 기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 있을 것 같습니다.
동쪽에서 온 나그네에게는.

특히 이 계절 사막의 매력 중의 하나는
해가 떨어지고 달이 떠오르면
기온도 푸른 달빛을 따라 차갑게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신기루가 보일 듯 대낮동안 더위에 휘둘리며 산란하던 공기는
밤만 되면 청량감에 젖어 세상을 차분하게 합니다.
나그네가 향수에 젖어 고향을 그리워하기 딱 좋은 쌀쌀함이
옷깃을 파고 들게 되지요.



사막으로 다시 떠납니다.
묵고살려 떠나는 이번 여정은
나그네에겐 좀 길 듯 합니다.

숨이 차오름을 느끼는 해발1,200미터의 테헤란에서 시작해서
사막의 한가운데 오아시스와 페르시안의 황금빛 도시를 거쳐
이라크의 접경지역에서도 며칠간 머물 계획입니다.



벽소령을 그리워하며 푸른 달빛을 보기 위하여
<마눌>에게 부탁한 두터운 옷이
그럭저럭 10도 안팎의 쌀쌀한 사막의 밤 기온은 견뎌내게 해 줄 것 같습니다만

매일을 함께 해온 이곳 식구들에 대한 그리움은
무엇으로 견뎌낼 수 있을 지
은근히 걱정입니다.


작년 삼정산 능선을 타고 연하천에서 첫눈을 맞았던 시월 말 즈음
그리움 가득 안고 돌아와 뵙겠습니다.
11 Comments
산길따라당쇠 2003.10.13 09:28  
목적 이루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지리에서 곡차 한 잔 기울날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
仲雨 2003.10.13 10:06  
꼭대님! 얼굴도 한 번 뵙지 못했지만, 지리가 한 가족의 품으로 안아주듯이, 꼭대님과 아흔아홉골의 식구들의 온기는 언제나 제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지리에 들어 이골 저골을 헤매일때도 반가운 가족들의 표지기를 마주칠때마다 느끼던 그 마음처럼, 먼 길을 떠나시는 꼭대님을 왠지 배웅이라도 가야 할 것 같은데... 가시는 곳이 어디인지, 어떤 사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부디 잘 다녀오십시요. 사막에도 요즘은 인터넷 연결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예전 독일서 한 10년 살던 그 마지막 언저리에 훌쩍 내 정든 70L 배낭을 매고 홀로 이스라엘을 다녀왔던 기억이 아련하네요. 그냥 광야 모래바람과 함께, 하늘의 별들을 보며, 아스라한 고대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잠들었던 날들...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지리 어느 골에 들어가 그 차디찬 물에 목을 축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다보면 골마다 둘러서있는 이름모를 봉우리들을 바라볼때마다 "꼭대"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페르시아의 밤은 멋진 황혼의 빛이 있던데요....
공수 2003.10.13 10:12  
에이~~~참! 언제 소주한잔 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가시는 님(?)은 돌아 올 날만 기다리면 되는데, 남아 있는 놈은 무엇으로 시간을 때웁니까? "꼭"의도하신 바를 이루시고 건강하게 돌아 오십시오! "대"신 저는 지리산 자락의 더~좋은 가을을 붙잡고있겠습니다.
산유화 2003.10.13 14:21  
잘 다녀오소서. 부디 몸 건강하시길.... 가끔씩 언니와 수다떠는 일로 쬐끔이나마 염려를 덜어 드릴께요. 더 시간이 나면 식사도...
거칠부 2003.10.13 15:11  
계속 바쁘시네요. 조심히 당겨오세요. ^^
디모 2003.10.13 15:36  
가신 일은 뜻 한데로 이루시길 바라고요 건강함으로 다시 돌아 오시어 지리골을 누비시길 바랍니다. 늘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라며 .. ^&^
꼭대 2003.10.13 18:38  
사막의 모퉁이 인터넷 카페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그리운 이들이여 안녕히..... 인천을 떠나며.
가객 2003.10.13 19:39  
배탈(?) 같은거 하지말고 잘 다녀 오세요.~~ 동변상련.....
달래 2003.10.14 11:44  
사막이라.. 우와~ 부럽다! 꼭대님,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꽃노루귀 2003.10.14 14:44  
사막에 가신다구요? 낙타는 ..... 잘 다녀오세요
덕이아빠 2003.10.15 00:12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지금쯤 어디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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