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칼럼

국립공원 등산로 돌포장 정비작업의 문제점

꼭대 | 2284

 

국립공원 등산로 돌포장 정비작업의 문제점

 

1. 현황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은 수년전부터 지리산 등산로 정비사업을 벌이면서 주요 등산로를 포장하듯 돌을 깔아놓았다. 최근에는 등산로 주변의 자연석으로는 소요되는 물량을 충당하지 못하게 되자 지리산의 명승지 신선너덜의 바위더미를 대량으로 훼손하면서까지 사용하려다가 저지된 바 있다.

 

 

신선너덜 돌 반출2.jpg

*최근 지리산의 명승지인 신선너덜의 돌무더기를 등산로 정비작업의 자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포대에 담아 반출하려다가 저지된 모습(사진 풀내음님 제공)


지리산뿐만 아니라 어느 산이든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등산로는 산행과 빗물의 침식으로 훼손이 진행되는 곳도 있으며, 경사가 급하거나 바위들이 돌출되어 산행에 위험한 곳도 많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보통 수준의 일반인들도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정비가 필요한 구역이 있기 마련이다.
지리산의 대표적인 등산로인 종주코스에도 20년 전만 해도 경사가 급하고 토사 유출이 심하여 등산객 안전과 등산로 훼손이 심각했던 삼도봉-화개재 구간과 위험하게 암벽을 타고 올라야 했던 영신봉 오름 구간 등에 자연친화적인 나무계단을 설치하는 등 등산로 정비작업으로 안전한 산행과 등산로 훼손 방지에 기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근래 지리산 설악산 국립공원을 비롯하여 여러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안전산행과 등산로 훼손 방지를 명분으로 실시하고 있는 돌포장식 등산로 정비작업은 오히려 안전산행과 등산로 훼손 방지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만복대 등산로 입구 풀내음님 사진.jpg

*지리산 성삼재 부근 만복대 탐방로 입구 돌포장길(사진-풀내음님 제공)

 


2. 돌포장 등산로의 문제점

 

2-1. 등산객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

 

지형에 따라 극히 국지적인 구간에 돌로 계단과 디딤돌을 만드는 정도야 어쩔 수 없는데, 지리산 등산로 돌포장 작업은 장거리 종주산행이 이루어지는 주능선을 비롯하여 주요 등산로 대부분 구간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장거리 산행코스인 지리산을 산행하는 동안 계속 돌을 디디며 장시간 산행하게 되므로 돌에 부딪히는 산행의 충격이 완충장치 없이 신체의 취약한 무릎과 발목에 지속적으로 전달되어 퇴행성관절염과 족저근막염 등 치명적인 신체적 손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부상의 심각성은 당장에는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눈에 보이지 않게 서서히 망가져 돌이킬 수 없다는데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전국의 등산로에 설치해 놓은 나무계단에 완충작용을 하는 고무패드를 덧대놓은 것에서 보듯 이미 이 문제는 관리공단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나무계단은 재질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충격 흡수가 가능한 구조인데도 추가의 완충장치까지 덧대 놓았는데, 큐션이 전혀 없는 돌포장 등산로의 충격은 막심하다.


산행 중 넘어지는 경우는 허다하다. 돌포장이 아니었다면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그칠 것인데, 거친 돌 표면에 얼굴이나 몸이 부딪히게 되면 안면부 열상, 타박상,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 쉽다.


지리산은 동계 적설기간이 길게는 11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 5개월간에 이르며 이때는 안전산행을 위하여 아이젠을 착용한다. 그런데, 기온과 구간에 따라 돌포장된 등산로 위의 적설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아이젠이 등산로의 불규칙한 돌에 직접 부딪히는 강렬한 충격과 불균형을 몸으로 받아 내며 산행하기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산행 중 구간구간 적설량에 따라 아이젠을 벗었다 착용했다를 반복하기도 쉽지 않아 경우에 따라서 아이젠을 벗은 채로 산행하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으므로, 안전산행이 각별히 요구되는 동계산행에는 돌포장 등산로의 산행은 고문이다.


2-2. 심각한 자연훼손

 

돌포장 등산로가 보다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자연훼손 문제다.
앞서 잠시 언급한 대로, 등산로 돌포장 공사의 주요 자재인 돌을 주변의 잡석을 모아 사용하는 정도야 수긍할 수 있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대적인 등산로 포장용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다. 정상적인 해결책이라면, 국립공원 이외의 구역에서 적법절차에 따라 구입해서 사용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자재구입, 운송비용, 공사비용 등 엄청난 예산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공원관리공단에서는 손쉬운 해결책으로 국립공원 구역 내에 있는 바위나 돌을 마음대로 채취하여 공사자재로 사용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지정은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생태계를 국가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립공원의 보존을 위하여 공원구역 내에서는 기본적으로 돌멩이 하나 야생화 한 송이라도 함부로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공원관리공단은 공원구역 안에 있는 돌과 바위를 무더기로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등산로 돌포장 정책을 계속 진행하겠다면 현실적으로 공원관리공단이 앞장서서 국립공원을 훼손하는 수밖에 없다.


등산로의 돌포장은 나무계단을 놓기는 애매하거나 돌부리가 많은 지역을 비롯하여 국지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도 있고, 해빙기나 우기에 진흙탕으로 변하는 곳에는 질퍽거림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다. 지금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평지 경사지 구간구간 특성을 따지지 않고 지도를 펴 놓고 기나긴 등산로 구간 어기에서 저기까지 군사작전하듯 획일적으로 돌포장 공사를 적용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달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만리장성이 보인다는데, 약간만 눈을 돌려본다면 우리나라 지리산 녹색 산중에 장성처럼 돌로 포장해 놓은 생선가시 형상의 등산로를 보며 의아해 할 것이다.
등산로 정비의 소재가 자연물인 돌이라고 자연친화적인가. 자연적으로 형성된 돌길도 아니고 돌을 깨서 산중에 포장해 놓은 것은 거기에 시멘트와 잔돌만 추가한 콘크리트 포장과 어떻게 다른가. 달에서 바라본다면 지리산 산중 거대한 콘크리트 포장도로와 별반 다를 것 없이 보일 돌포장 등산로는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지리산중의 자연생태계와 괴리된 채 설치되어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국립공원은 관리공단을 비롯하여 우리세대들은 잠시 관리를 맡고 있을 뿐, 잘 보존하여 고스란히 물려주어야 할 미래 세대의 자산이다. 미래에는 자연생태를 어떻게 보존 유지할 것인지는 그들의 시대에 맞게 그들이 판단해서 조치할 것이다. 만약, 미래 언젠가 시대적 상황과 가치관이 변하여 자리산 능선과 골짝에 설치되어 있는 거대한 인공구조물인 돌포장이 더 이상 자연친화적이지도 않고 소용없이 흉물로 전락될 수도 있고, 과학의 발전으로 혁신적인 해결책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미래 세대를 고려한다면, 그때 쉽게 철거하거나 자연적으로 소멸되어 시대에 맞게 자연 생태를 복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된 등산로의 돌포장은 제거하기도 쉽지 않게 되어버려 잠시 관리를 맡고 있는 지금 세대의 오만하고 경솔한 대못 박기와 다름 아니다.

 

 

3. 생각해볼 수 있는 대책

 

그렇다면 어떻게 획일적인 등산로 돌포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국립공원은 보존뿐만 아니라 건전한 활용도 필요하므로 구간에 따라 등산로 정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각 등산로를 획일적으로 정비할 것이 아니라 각 구간별로 지형에 따라 상세하게 조사 설계하여 등산객의 건강에 치명적인 돌포장과 비자연친화적인 정비는 최소화하는 일이다.
경사가 급한 구역은 자연친화적인 나무계단을 설치하고 필요불가결하게 돌을 활용하여 정비할 지역은 최소화하되, 나머지 구간은 토사의 유출을 막으면서 등산객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경제적으로도 자재비나 공사비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 않아야 하고 훗날 필요할 경우 쉽게 제거하거나 보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서울 시내 야산에 올라보면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등산로를 조성해 놓았는데 등산로 보호와 등산객 안전을 위하여 야자섬유매트를 깔아놓은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충격 흡수는 물론이고 미끄럼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식물성 재질이라 인체에도 무해하고 자연친화적인 등산로 보호에 흠잡을 것이 없어 보인다. 초기 자재비가 높을지 모르겠으나 시공과 보수가 수월하여 돌포장 설치공사 비용과 보수 비용을 고려한다면 예산절감도 월등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훗날 필요에 의하여 제거가 용이하며 주변 산과 잘 어울리는 자연친화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의 효용성은 같은 국립공원인 경주 남산국립공원에 가보면 잘 알 수 있다.
경주 남산은 남산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 관리를 위하여 주능선을 따라 비포장 남산순환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어떤 코스로 오르든 많은 산행구간을 포함하고 있다.
공원관리공단에서는 필요한 경우 이 도로에 차량도 출입하기 때문에 도로의 훼손을 막기 위하여 돌로 포장을 해두었으나, 등산객의 안전한 산행을 위하여 도로의 일부는 야자섬유매트를 깔아 놓아 등산객들은 대부분 매트 위로 안락하게 산행을 하고 있다.

 

남산순환도로.JPG
*경주 남산국립공원의 순환도로 돌포장 옆에 설치된 야자섬유매트


4. 결론 및 요청사항

 

등산객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산을 낭비하면서까지 자연생태계에 조화롭지 못한 인공구조물인 국립공원 등산로의 돌포장 정비작업은 즉시 중지하라.
주먹구구와 획일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발로 뛰며 각 구간별 지형에 따라 가장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설계하여 훼손된 국립공원 등산로를 복원하라.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돌포장 등산로는 복원하기 전까지 등산객의 안전을 위하여 야자섬유매트를 덧까는 등 보완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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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mments
강호원 2016.12.20 16:03  
아주 시의적절하고 꼭 필요한 제언입니다.
물론 국립공원 관리공단에도 이 글을 올리셨겠지요?

수고하셨습니다.
꼭대 2016.12.20 16:05  
지난번 신선너덜 문제는 정부민원실에 올렸는데, 이번 건은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도 읽어라고 오늘 공단 홈에 올렸습니다.
조은산 2016.12.20 17:18  
적극 지지합니다. 응원의 댓글로 민심을 전합니다 (회원님들 적극 동참 부탁드립니다)

http://www.knps.or.kr/front/portal/open/openDtl.do?tpmdId=TKPMDM012842&tpmdGrpCd=TKBBS03&page=1&pageRow=10&searchParkId=&searchCatGrpCd=&searchKey=&searchValue=&menuNo=7020035
솔바우 2016.12.20 21:14  
같은 지리산안에서 이리저리 옮겨도 괜찮다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지네들은 불법을 저질러놓고는 하다가 안하면 그만이고
산꾼들은 어쩌다 한번 비등에서 걸리면 인정사정도 없습니다.
이것참 불공평해서 이나라가 법이 있는 나라인지 ㅠㅠㅠ
올드캔디 2016.12.20 22:20  
공단 게시글에 댓글로 지지 했습니당~
유반 2016.12.21 08:57  
바래봉길!  그 돌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공단의 이런 '뻘짓'이라니 하고 체험했는데.. . . 동료 70대들을 갓길로 인도하면서. . .
산거북이 2016.12.21 09:01  
백배 공감하고 이 기회를 빌어 개선되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풀내음 2016.12.21 11:32  
국립공원을 산림청 산하에두고  관리하면 되는데,
산림청따로 국립공원따로 정치적인 계산때문에?
수고합니다.
옥국장 2016.12.21 17:40  
1. 자연공원법 제3조(자연공원 보호등의 의무)에 따르면 공원사업을 하거나 공원 시설을 관리하는 자(국립공원관리공단) 역시 자연공원을 보호하고 자연의 질서를 유지.회복 하는데 에 정성을 다하여야 할 당사자입니다.
2. 법 27조(금지행위) 에 따르면 누구던지 자연공원에서 자연공원의 형상을 해치거나 공원시설을 훼손시키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3. 법 제44조(국립공원관리공단의 설립)에 의하면 설립목적이 국립공원의 보전이 그 첫번째 설립목적인 것입니다.
4. 법 제80조(권한의 위임.위탁), 같은 법 시행령 제45조(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에 따르면 공단은 환경부장관으로 부터 *대기환경 관리, 산림 등 자연의 보호, *공원시설의 유지관리와 공원사업의 시행, *탐방객 안전관리 대책 등에 대하여 위탁 받았고 환경부는 지도.감독 의무가 있다 할 것입니다.
5. 물론 공원시설의 유지관리에 대하여 공단은 세부적인 절차와 방법 등을 규정한 예규나, 훈령, 지침 등에 따라 실시한다고 생각은 되나 이는 일반인들이 정보에 접근하기 매우 어려우므로 알 수 없는 사항입니다.
어쨌던 공원시설의 유지 관리는 적법한 범위내에서 시행해야 할 것이고 탐방객의 안전과 건강을 해치는 무분별한 돌포장 설치는 신중히 설치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데 공감합니다.
보스 2016.12.22 17:58  
공감댓글 달고 왓네요~~^^
산유화 2016.12.22 21:26  
돌길을 만들어 놓으면 깨 부술 수도 없어 반영구적이라고 봐야 하는데
우리 후손들한테 무릎 망가트리는 길을 물려주어서야 되겠습니까?
뱀사골 한번 내려오면 무릎에 불이 날라카든데...

이 후에 더 이상 돌길이 만들어 지는 일 없기를 바라네요.
아브다비보령 2016.12.28 10:51  
돌길은 정말 걷기 싫씁니다
한신계곡 하산길은 득엄입니다
산꾼은 누구나 돌길이나 시멘트길이 최고의 무릅 수난길 이지요
꼭대님의 지적에 공단도 순응하니 만은 변화가 있을꺼 같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장빠루 2017.01.12 10:08  
오래간만에 들어왔더니 꼭대님의 귀한 제언이 있네요.
대안까지~~~^^
꼭대님을 비롯하여 여전히 지리구구를 지켜주시고 계시는 분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전에서 장빠루 드림
뒷동산여우 2017.01.19 12:01  
적절하고도 당연한 제안같습니다..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앞다투어
필요없는 길 조성하느라 예산이 낭비되는 걸 보면 안타깝더라구요,,
벤또 2018.01.13 22:28  
자연 그대로가 좋습니다. 물론 위험이 있거나 위험이 도래될 수 있는 곳은 개선을 해더라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어야할 것 입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 때문에 산행이 힘들때가 있고  더구나 심신과 육신을 헤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불필요하게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고 있는 곳이나  무엇이 있는지 하나 하나찾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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