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산행기

1914년, 대원사 화재

엉겅퀴 | 908

 

어제(2.9 토) 지리산 산청 지곡사 뒷산에서 산불이 났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불길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지리산 화재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웅석봉 입구의 지곡사는 과거 지리산의 큰 대찰이었지요(옛산행기방 참조).

전에 고신문에서 지리산 관련 기사를 뒤적이다가 본 내용이 기억나 소개합니다. 제목은 "대원사의 회록(回祿 *회록은 화재를 뜻함)"입니다.

 

화재.jpg

[매일신보(每日申報) 1914. 7. 12]

 

大源寺의 回祿

▲ 불속에 타죽으려는 두 노승

 

경상남도 지리산 대원사는 해인사 통도사와 한가지로 조선내지에서 거찰로 유명한 절인데 그 절에는 승려가 수백명이라. 본년 일월 열이튿날 밤에 불이 일어나 그 절 전부가 모두 타고 무수한 보물도 불속에 재가 되었으며, 다만 나머지는 사리탑과 사리전 두 채만 남았는고로 지금 진주로부터 일본목수를 고용하여 역사(役事)가 거의 낙성되어 가는데, 그때 화재가 났을 때에 그 절 노승 이신서(李新瑞) 76세 송인월(宋印月) 75세 된 화상 두 명은 중요한 서류를 몸에 가지고 타죽을 작정으로 불 가운데에서 경만 외우고 있으므로 제자 김경련(金景連)은 용맹을 다하여 화염 중에 돌입하여 아니 나오려 하는 스승을 구해내었는데, 그 중 두 사람은 절의 화재가 난 것은 자기의 잘 주의치 못한 책임이라 하여 밤낮으로 탄식만 하고 세월을 보낸다더라.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20-03-03 21:55:08 지리다방에서 복사 됨]
2 Comments
강호원 2019.02.10 12:09  
그런 일이 있었군요.
105년 전에.

하기야 옛날에는 난리가 아니더라도 불이 마이 났응께.

지금 남아있는 문화재도 어찌보면 기적으로 남았다는 게 맞을는지도. 

잘 봤습니다.
꼭대 2019.02.17 00:09  
흥미 있는 역사입니다.
대원사는 그때 불나고 한국전쟁때도 다시 불탔겠지요?
화염 속으로 돌진하여 불법을 지키려는 당시 스님들의 용맹도 이 시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낭만적인 역사입니다.
그 후 중창을 거듭하여 오늘에는 번듯한 사격을 이루고 있습니다만,
스님들의 용맹정진도 그 시대처럼 복구되어야 할 것인데....

Total